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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추천"한명의 난초가 되기까지", 등장인물, 작품소개, 줄거리, 감상평

by 녹차와 함께 2025.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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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작품은 디키탈리스 작가의 "한 명의 난초가 되기까지"라는 작품입니다. 독초 같은 남주 의태가 여주인공 지언에 의해 난초가 되는 과정을 세세한 심리 묘사를 그려낸 소설이며 한 인간의 아픔과 불완전한 모습을 통해 완벽하지 않은 사랑을 보여줌으로써  좀 더 사실적으로 풀어낸 로맨스입니다.

 

작가: 디키탈리스

장르: 현대 로맨스
연재: 웹소설 - 리디북스, 네이버 시리즈
완결 여부: 121 완결 / e북 3권
평점: 4.9/5 (리디북스 웹소설 평점 기준)

 

한 명의 난초가 되기까지, 디키탈리스
웹소설 대표 이미지(리디북스)

 

 

 

등장인물

강의태 – 삶이란 그저 사는 것. 제시간에 먹을 것 먹고, 제시간에 잠들면 그것으로 다인 줄 아는 남자입니다. 고뇌와 희망을 멀리하며 살던 그의 눈에 어느 날, 죽은 동생의 친구란 여자가 들어옵니다.

 

양지언 – 늘 불쌍한 이웃, 불쌍한 엄마, 불쌍한 이모를 위하며 살던 지언은 어느 날 죽은 의주의 형이란 사람을 만납니다. 만난 이들 중에 가장 불쌍한 남자 강의태가 눈에 들어옵니다.

 

작품소개

착한 사람은 과연 언제까지 착할 수 있을까.

엄마의 희망, 이모의 꿈. 삶의 다리가 부러져 다른 사람의 삶을 가져다 목발로 쓰는 여자들. 냉정히 말하고 싶지 않으나 나의 삶을 돌이켜 보자면 누군가의 목발이었을 뿐이다. 사랑하고, 착하고, 가족이라서.
아름다운 말들이 전혀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은 나날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 유일한 동네 친구 강의주도 나의 곁을 떠나갔다.

나는 그 아이의 장례식 날,
“조문하러?”
그 애의 형을 만났다. 갈려 나온 듯한, 낮고 음험한 목소리가 불 꺼진 그곳에서 들려왔다.
“네가 양지언이지.”
남자가 나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밥 먹고 갈래.”
내가 무언가에 홀린 듯이 그 장례식장에 발을 들인 건 그래서였다.

장례식날 이후 그와 함께 이상한 추모를 계속하던 나는,
“양지언.”
“네.”
“살살해. 나도 충분히 쪽팔리니까.”
나의 삶이 누군가의 목발이 아니게 된 순간, 도망치듯 그에게서 멀어졌다.

그런데 이전과 달리 나의 삶이 스스로 일어서게 되었음에도, 과거의 인연이 커다란 두 눈을 뜨고 나를 쫓아다니는 기분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하는 날에도, 불 꺼진 골목길을 걸을 때도, 새로 사귄 친구와 버스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도,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것만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쓸데없이 착하면 네가 피해자인데도 가해자가 된다. 재밌지. 네가 나한테 그런 것처럼, 좋기만 한 일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니까.”
그리고 우연처럼 다시 만난 강의주의 형, 강의태.

나는 오롯이 홀로 선 나의 인생이 과연 목발이던 시절보다 나은지 장담할 수 없다.

 

줄거리

양지언은 학폭에 시달렸던 몸이 약한 친구 의주의 장례식장에서 그의 형인 강의태를 만납니다. 종종 의주에게서 형의 얘기를 들었던 지언이었지만 처음 본 친구의 형은 어딘가가 텅 비어 보였고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유일한 조문객인 지언과 의태는 말없이 식사를 함께 하고 의태는 늦은 시간이라 지언을 집까지 바래다줍니다. 떠날 줄 알았던 의태는 의주가 살던 집에서 머무르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지언은 거리낌 없이 그 집에 드나들게 됩니다. 그러다가 의태가 먹을 것좀 갖다 달라는 말에 지언은 집에 있던 반찬을 싸가지고 와 그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되면서 점점 친해지게 됩니다. 그러다 문득 그의 서툰 젓가락질이 매번 신경 쓰였던 지언은 어느 날 교정용 젓가락을 그에게 쥐어줍니다. 의태는 어릴 때 아버지가 그를 조직에 팔아버렸기 때문에 가방끈도 짧았고 교양은커녕 맞춤법조차 잘 알지 못하는 무지한 사람인데, 누군가가 자신을 챙겨주고 무언가를 친절히 알려주는 생전 처음 겪는 친절과 보살핌에 의태는 지언에게 점점 속절없이 빠져듭니다. 지언이 의태의 검정고시 공부를 봐주게 되면서 둘은 함께 있는 시간이 점차 늘어가고 서로를 깊이 좋아하게 되지만 둘의 사이가 지언의 엄마와 이모에게 들통나면서 극렬한 반대로 인해 지언은 의태에게 이별을 고하고 그를 떠납니다. 그로부터 4년 후 지언의 앞에 의태가 최지한이라는 낯선 이름으로 지언이 다니는 대학교의 신입생으로 나타나면서 지언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지언이 그에게 다가가려 하면 그는 지언을 모르는 척하며 다른 사람처럼 굴지만 지언은 최지한이 의태인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언은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믿었던 이모와 엄마가 평소 그녀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진심을 알게 되고 충격에 빠집니다. 갈 곳 없는 지언은 의태 집에 찾아가고 그곳에서 의태가 지언의 방을 꾸며놓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심을 담아 그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의태는 어렵게 재회한 지언을 더는 놓치기 싫은 마음에 점점 그녀에게 집착하게 되고 그 강도가 나날이 심해집니다. 의태의 행동들이 결코 정상적인 애정이라고 볼 수 없었던 지언은 사랑과 믿음으로 그를 교화시키고자 합니다. 그러나 의태는 과거에 한번 버려졌던 기억에 여전히 그녀를 불신하고 그녀에 대한 과한 소유욕으로 지언을 온전히 갖기 위해 그녀의 이모에게 계략의 덫을 놓았고 그 일을 지언이 알게 됩니다. 이번에야 말로 그의 기이한 소유욕과 집착을 고쳐버릴 요령으로 그를 떠나려고 하자 의태는 지언을 방에 감금을 해버립니다. 지언을 너무 사랑해서 통제가 안 되는 의태의 감정과 그런 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미워할 수도 없는 지언과의 갈등 속에서 둘은 위기를 겪게 되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너무 사랑하는 둘은 불완전한 모습들을 받아들이고 고쳐나가는 과정들을 함께 하기로 합니다. 

 

감상평

한 사람의 맹목적인 애정과 사랑을 잘 보여준 소설이었습니다. 기이할 정도로 상대에게 집착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의태가 살아온 환경을 고려해 봤을 때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됐습니다. 어린 나이에 조직에 팔려가 어둡고 치열하게 살았던 한 인간에게 누군가 처음으로 관심과 애정을 주고 보살펴 준다면, 따뜻한 감정을 처음 느껴본다면 과연 그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것이 너무 소중해서 집착으로 변해버리고 통제가 안 되는 지경까지 온다는 게 그렇게 납득이 안 되지는 않았습니다. 마치 알에서 막 깬 새끼 오리가 처음 본 사람을 맹목적으로 쫓는 것처럼 의태에게 지언은 그런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무채색뿐이었던 의태의 인생을 알록달록한 물감으로 색을 입혀준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초반부에 나이만 성인이지 젓가락질도 제대로 못하고 한글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는 어른 아이 같은 의태가 저는 참 짠했습니다. 반대로 나이만 동생이지 의태에게 누나처럼 잔소리도 하고 잘못된 점은 그게 아니라고 똑똑히 알려주고 고쳐주는 지언이 기특했습니다. 결국 후반부에도 불완전한 감정에 기반한 그녀에 대한 분리불안과 애정결핍을 지닌 의태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것도 지언이라서 그런지, 초반부에 그를 두고 떠났어도 소설을 다 읽은 시점에서 그녀가 밉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주가 남주를 떠난 시점이 19살이었고, 만나지 얼마 안 된 남자보다 자기를 위해 희생하는 가족을 택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을 고려해도 그녀는 너무 어린 나이었습니다. 의태도 마찬가지로 그녀에 대해 기이할 정도로 집착해 결국 그녀를 감금도 하지만 그에게 지언은 하늘이고 세상이고 삶의 이유였기 때문에 그녀가 없이 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의태가 지언을 처음 만났을 때가 그녀가 19살, 고3 때인데 “지언이 어른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교에 계속 다니고 아무것도 몰랐으면 좋겠다. 자신이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빛나는 사람인지.”라는 글귀가 있습니다. 의태는 자신이라는 좁은 세상에서 지언이 더 넓고 빛나는 세상으로 날아가 버릴까 봐 불안해하는 모습들이 참 안쓰러웠습니다. 
기르는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피어난 꽃은 너무 아름다워 행복함이 배가 된다는 난초. 그런 난초를 많이 키우는 게 지언의 꿈인데 지언에게 있어서 진정한 난초는 의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불안정한 그를 사랑으로 보듬어 주고 애정을 쏟음으로써 자신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 그렇게 고난과 역경을 겪고 마침내 행복이라는 꽃을 피운다면 둘의 사이는 더 돈독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어둡고 약간의 피폐물이지만 전혀 읽는데 거부감 없이 술술 읽은 디키탈리스의 “한 명의 난초가 되기까지”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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