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적 요소를 가미하여 마치 옛날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작품 "황금숲"은 편견에 가려진 진실과, 신의 오만함과 대비되는 인간의 용기와 희생, 각자 다른 형태를 지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고 살 것인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인지 "황금숲"을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목: 황금숲
작가: 윤소리
장르: 로맨스 판타지
연재: 웹툰: 리디북스 / 웹소설: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 페이지
완결 여부: 웹툰 99화 완결 / 웹소설: 전자책 2권 + 1권 외전
평점: 4.9/5 (리디 웹툰 기준)
등장인물 및 작품소개
레니에: 이난나 여신의 축복을 받은 엘데 섬 출신의 고아 소녀. 남성을 매혹시키는 능력을 가지게 되어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됩니다.
기치다 (알티르): 황금숲의 대신관으로, 레니에를 자신의 곁에 두기 위해 낙인을 찍는 등 집착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쿤 (루갈): 수인족 출신의 북국의 왕. 부상당한 상태에서 레니에에게 생명을 구해지며 그녀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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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마라. 너는 내게 생명을 빚졌고, 나의 사람이 되기로 약속했다."
노예 소녀 레니에는 우연히 이난나 여신의 축복을 받지만 남자를 홀리는 축복은 레니에에게 오히려 저주가 된다..
레니에를 황금숲의 노예로 데려간 신관 기치다는 레니에에게 벗어날 수 없는 낙인을 주었고, 낙인을 피해 달아난 북극의 백염산맥에서 레니에는 쿤의 목숨을 살리게 되는데…!
레니에와 '황금숲의 대신관' 기치다와 '북국의 왕' 쿤, 세 사람의 운명이 무섭게 휘몰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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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화적 세계관: 수메르 신화를 바탕으로 한 독특하고 신비로운 세계관이 다른 로맨스들과 차별점입니다.
2. 오만함에 대한 고찰: 신이라는 존재에서 오는 오만함이 얼마나 한순가에 헛된 것이 될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3. 편견에 가려진 진실: 편견에 가려져 진실을 보지 못하고, 편견으로 거짓을 맹신하는 아이러니 한 상황을 보여줍니다.
줄거리
엘데 섬 출신의 고아 소녀 레니에는 우연히 이난나 여신의 축복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 축복은 남성을 매혹시키는 능력으로, 오히려 그녀에게 저주가 되어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듭니다. 이후 레니에는 황금숲의 대신관 기치다에게 노예로 팔려가게 되고 신전에서 살게 됩니다. 기치다는 신전 사람들은 감히 함부로 다가가지 못하는 신의 존재였는데 여태껏 어느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았던 그가 특별히 레니에를 아끼는 모습을 보이자 레니에는 주변의 눈총을 삽니다.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기치다는 명랑하고 순수한 레니에를 마음에 두게 되고, 레니에는 노예 시장에서 본인을 구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기치다에게 늘 고마움과 충성심을 가지고 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레니에는 그녀처럼 노예로 팔려와 신전에서 지내고 있는 아이들이 사실은 신전 행사의 재물로 받쳐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곧 열릴 행사의 희생양이 될 처지에 놓이게 된 걸 알게 됩니다. 기치다는 위기에 닥칠 그녀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계략을 짜지만 레니에가 스스로 그곳을 도망쳐 나오고 기치다는 그런 그녀의 가슴에 낙인을 새기며 멀리 가면 위험하니 3일 안에 꼭 돌아올 것을 당부하고 그녀가 도망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낙인은 레니에가 신전에서 멀리 도망칠 경우 그녀의 생명을 위협하는 저주였고, 기치다가 레니에를 보호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그녀를 곁에 두기 위해 족쇄를 채운 것이었습니다.
레니에는 낙인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 북국의 산맥으로 도망갑니다. 그곳에서 부상당한 수인족 왕자 쿤을 만나 그의 생명을 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레니에는 남자를 홀리는 본인의 저주를 막기 위해 쿤의 눈을 가립니다. 쿤은 몇 날 며칠 그녀에게 보살핌을 받아 건강을 회복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볼 수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도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며 둘은 깊은 인연을 맺게 됩니다. 그러나 쿤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의 위협과 가문을 멸망시킨 자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둘은 이별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레니에가 쿤을 크게 오해하는 일이 생깁니다. 상심한 그녀는 낙인으로 인한 생명의 위협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다시 황금숲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황금숲에서 기치다와 재회하게 되고, 기치다는 여전히 레니에를 자신의 곁에 두려 하지만 그녀는 기치다를 경멸합니다. 쿤은 떠난 레니에를 찾으려 백방으로 알아보지만 찾을 수 없었고, 기치다의 미션을 받은 레니에는 다시 북극 산맥으로 가게 되면서 쿤과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레니에는 여러 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두 남성 사이에서 갈등하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 합니다.
감상평
신화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올림푸스 신화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로맨스 판타지를 읽는 느낌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고 작가의 필력이 너무 좋아서 감정 이입이 절로 돼 읽는 내내 가슴 졸이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비극적인 저주의 운명을 짊어지고 살면서 사는 내내 불행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희망을 꿈꾸는 레니에의 모습을 보면서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 덩치만 컸지 순수한 쿤의 지고지순한 사랑도 너무 귀여웠습니다. 레니에에게 말하는 대사들이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너무 순진해서 웃기기까지 합니다. 하하하. 기치다가 악역이지만 저는 왜 이렇게 기치다가 안타까울까요? 신들의 세계에서 하찮다고 여겨지는 인간을 사랑하게 되고 한 번도 사랑이란 걸 해본 적 없던 그가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을 몰라 비뚤어진 방식으로 그녀에게 집착하고 자신까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너무나 사랑하게 돼서 서툴고 비틀린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했던 그만의 방식들이 마냥 밉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녀에게 낙인을 찍은 것도 비록 방식은 잘못됐지만 결국 그녀가 곁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비롯된 것일 테고 그만큼 외롭게 오랫동안 살았던 그에게 레니에의 존재는 구원같이 느껴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진정한 사랑은 욕심과 집착이 아니라 희생과 그리고 그것을 행할 용기라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야기의 끝에 아주 큰 반전이 있는데 그 장면을 읽고 얼마나 사람은 편견과 오만함 속에 살고 있는지, 목숨처럼 여긴 신념들이 얼마나 헛된 망상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운명이란 건 결국 삶을 살아가면서 본인이 만든 결과물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간만의 로맨스 판타지의 수작 "황금숲"을 읽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