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주현정
장르: 현대 로맨스
연재: 웹소설 - 리디북스, 네이버 시리즈
완결 여부: e북 4권
평점: 4.4/5 (리디북스 웹소설 평점 기준)
등장인물
이현재(23) : 신중하지만 한번 정한 것에는 뒤돌아보지 않고 직진하는 타입입니다. 같은 학부인 수연이 처음부터 신경 쓰였다. 수연과 사귀고 나서부터 눌러 왔던 제 감정을 분출하기라도 하듯 애정을 퍼붓습니다.
차수연(23) : 자라 온 환경 탓에 냉소적이고 염세적입니다. 서늘하고 도도한 느낌의 미인이지만 어쩐지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면이 있고, 단단한 껍질 안에는 상처받기 싫은 한없이 약한 마음이 있습니다.
작품소개
수연은 우연히 나간 술자리에서 제 트라우마의 원인이 되어 버린 도재와 재회한다. 수연은 여전히 이유 없이 저를 미워하는 남자의 약점이 그의 쌍둥이 동생 현재라는 것을 알게 되고. 치기 어린 복수심에 현재를 꼬셔야겠다는 발칙한 생각을 실천에 옮기게 된다.
극명히 엇갈린 착각 속에 시작된 둘의 관계는 점점 그녀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데…….
***
“그래, 수연아. 네 말이 맞아. 난 다 네가 처음이었어. 그걸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해서 돌 것 같은 감정을 느낀 게 정말 처음이니까.”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한 현재가 별안간 수연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목덜미에 쏟아지는 숨결은 나른했지만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근데, 그걸 알면 더더욱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냐?”
“…….”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으면 책임을 져야지.”
뒤따르는 목소리는 한없이 음울했다.
줄거리
자발적 아싸를 자처하는 대학생 수연은 우연히 학교 근처에 위치한 술집에서 학과 모임을 갖습니다. 평소 그녀와 말도 별로 해본 적 없던 현재가 친근하게 대하며 계속해서 말을 시키자 수연은 살짝 불편함을 느끼는 와중에 술집 주인인 이도재가 주방에서 등장합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수연이 짝사랑했던 남자였고 수연이 학창 시절에 고백했을 당시 거친 말로 그녀에게 큰 상처를 줘 트라우마를 남긴 당사자였습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던 수연은 순간 표정관리가 안되며 당황하고 같은 학과 이현재가 이도재와 쌍둥이 형제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도재 또한 차수연을 알아봤지만 당장은 모른 척을 하며 뻔뻔하게 수연에게 첫인사를 합니다. 사실 과거에 수연의 어머니가 음지의 술집을 운영하였고 그 아줌마의 딸이 차수연이며, 그곳에 도재의 아버지가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것을 알고 도재는 그녀를 경멸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막을 수연은 몰랐고 과거 이도재의 막말로 마음속에 쌓인 것이 많았던 수연은 속으로 분노하는 도중 현재가 수연에게 술자리가 끝난 후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합니다. 현재와 도재는 형제애가 끈끈해 보였고 수연은 도재에 대한 복수심에 현재의 호의를 받아들입니다. 그날 이후 수연과 또 우연히 마주친 도재는 그녀에게 학창 시절 때의 사과는커녕 자신의 남동생 현재 옆에서 떨어지라며 또다시 막말을 하고, 이에 화가 난 수연은 오히려 관심도 없었던 현재와 가까워지기로 결심하며 도재를 엿 먹이기로 합니다. 수연과 현재가 점점 친해지게 되고 현재가 고백을 함으로써 둘은 연인사이가 되지만 도재에 대한 복수심에 관심도 없던 현재를 이용했던 수연은 시간이 흐를수록 현재에게 점점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도재와는 달리 한없이 착하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해주는 그의 정성스러운 모습에 수연 또한 마음을 점차 열게 되면서 그를 사랑하게 됩니다. 이를 알게 된 도재는 수연에게 당장 헤어지지 않으면 둘 사이의 과거일로 인한 복수심에 현재를 이용했다는 것을 현재에게 폭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현재를 이용했다는 사실로 그를 상처를 주기보다 마음이 변해 헤어지는 걸로 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 하에 수연은 현재에게 이별을 고하지만 모든 내막을 알고 있었던 현재는 과거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며 수연의 이별통보를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에 살고 있던 현재의 어머니가 귀국하게 되고 현재 몰래 수연을 만나 만남의 시간을 갖습니다. 자신의 아들과 헤어지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완곡히 그녀를 거절하는 모습들에 수연은 자괴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현재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헤어질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현재에게 자신이 졸업하고 좋은 곳에 취업해서 당당해질 때까지 시간을 갖자고 합니다. 현재는 헤어지는 것보다 그녀에게 시간을 주는 게 그나마 낫겠다는 판단 하에 어렵사리 수연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시간이 흐른 뒤 무사히 졸업해 대기업에 취업한 수연은 현재와 재회합니다.
감상평
이 소설은 끝까지 이기적인 무매력의 여주인공과 너무 바보 같아서 납득이 안 되는 유니콘 남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로맨스 소설의 특성상 고구마처럼 답답하고 매력 없는 여주인공과 하드캐리 하는 남주인공이 흔한 설정이라는 걸 잘 알고 있고 그 맛에 읽는 거라는 거 또한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설정에서 얼마만큼 작가가 자신만의 매력적인 서술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서 독자에게 흥미를 일으키고 공감을 이끌어내서 끝까지 이야기를 끌고 가는 가에서 소설의 승패가 갈린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흥미도 없고 재미도 없어서 끝까지 영혼 없이 읽었습니다. 여주가 아무리 무뚝뚝한 성격이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현실에서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게 가능한가? 하며 전혀 공감이 안 됐습니다. 자신이 잘못하더라도 끝까지 자기 의견을 앞세워 정당화하고 자기 연민에 빠져서 무조건 내가 하는 건 용서받고 이해받을 수 있다고 여기는 모습들이 참 별로였습니다. 여주의 예쁜 외모 설정 말고는 왜 남주가 여주를 저렇게나 좋아하는 지도 도통 모르겠습니다. 마치 얼굴만 예쁘면 상대방이 노예가 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이야기의 흐름들이 납득이 전혀 안 됐습니다. 여주인공은 가시 돋친 말을 소설 끝까지 해대는데 도대체 어디서 매력을 느껴서 남주인공은 그녀의 발닦개가 되는 건지… 말은 차갑게 해도 행동이 츤데레라면 그나마 이해라도 해보겠지만 말도 싸가지, 행동도 싸가지, 네가 날 좋아하니깐 어쩔 수 없이 만나 준다라는 스탠스가 참 화가 났습니다. 후반부에 여주가 취업할 때까지 집중하게 연락하지 말라고 남주에게 일방적으로 으름장을 놓고, 상처받은 남주가 힘겹게 기다리며 연락 안 하고 꾹 참는 모습을 보며 여주는 또 서운함을 느끼는데 그 부분에서 저의 인내심을 테스트받는 심정이었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1년 가까이 아무런 연락 한 통 없이 지내며 각자 서로의 인생을 살다가 취업하자마자 만나서 다시 아무렇지 않게 연인 관계로 돌아오는 게 설득이 되시는 분 있으십니까? 애인 있을 때 취업 준비 하면 안 된다는 법 있습니까? 참. 여러모로 이해 안 되는 설정들이었습니다.
과탑에, 킹카에 부유한 집 도련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밀어내기만 하는 그녀의 어디에 꽂혔는지 전혀 설득력 없는 이야기의 전개였습니다. 작가는 예쁘면 다 용서된다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차라리 완전 악역으로 쓰면 흥미라도 느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