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작품은 꾸금의 장인 춈춈 작가의「반쪽」입니다. 동양풍 세계관과 궁궐을 배경으로 하여 인물 간의 매혹적이고 잔혹한 로맨스를 긴장감 있게 풀어낸 궁중 판타지 로맨스입니다. 어두운 삶과 저주 속에서 서로의 구원이 되는 남녀 주인공 간의 숨겨진 서사를 흥미롭게 풀어낸「반쪽」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 춈춈
장르: 로맨스 판타지
연재: 웹소설 - 리디북스, 네이버 시리즈 / 웹툰 - 리디북스
완결 여부: 웹소설 4권 완결 / 웹툰 41화 완결
평점: 4.4/5 (리디북스 웹소설 평점 기준)
등장인물 및 작품소개
무온(염왕): 황제의 쌍둥이 형이며 15살 때부터 전장을 떠돌았으며 본래 황제의 자리에 올랐어야 했지만 전장에 나가 있는 동안 그의 아우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아우 윤검에게 충성을 맹세합니다.
신설하: 천녀의 후손이자 율족의 마지막 여인으로 치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굴 반쪽에 화상을 입고 있으며 황제의 후궁이지만 황제와 후궁들의 멸시를 받으며 20세에 궁으로부터 벗어 나가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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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야, 아름다운 얼굴은 독 밖에 되지 않는단다."
얼굴 반쪽에 어머니가 직접 새겨준 화상을 가진 채 입궐한 설하는
황제 윤검의 분노를 산 채, 지옥 같은 궁생활을 이어간다.
이제 곧 입궐한지 10년….
출궁을 앞둔 어느 날 그녀 앞에 나타난 황제의 쌍둥이 형 무온.
“고통스러웠을 텐데, 장하십니다.”
난생처음으로 자신을 인정해 주는 말에 가슴 설레는 설하.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무온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윤검이 상상도 못 한 지시를 하는데….
”내 형 무온을 죽여라. 그리하면 출궁을 윤허해 주지.”
…
”설하. 아직도 필요하지 않으십니까, 뒷배.”
무온은 설하를 도와주려는 걸까, 아니면 더욱 고통스럽게 하려는 걸까.
‘내가 과연 당신을… 사랑해도 되는 걸까.’
뒤틀린 두 형제와 상처로 가득한 한 여인의 처절한 연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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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하늘의 천녀가 내려와 인간 사내와 눈이 맞아 자손을 낳게 되는데 그 천녀의 후손은 율족이라고 불립니다. 율족은 천상의 미모를 갖은 여인만이 태어나기 때문에 항상 사내들의 약탈 대상이 되었고 율족의 촌장인 설하의 어머니는 태서국에서 자신의 딸을 원하자 설하의 얼굴 반쪽을 망가뜨린 후 태서국의 황제에게 보냅니다. 그 후로 율족 부족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결을 하게 되고 설하는 마지막 남은 율족의 여인이 됩니다. 황제는 흉물스러운 얼굴이 되어버린 설하를 경멸하고, 후궁으로 들였으나 혐오감으로 인해 그녀를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습니다. 잔혹한 성정의 왕, 윤검은 침전에서 그녀를 앞에 세워두고 다른 여인들과 잠자리를 가지는 것을 지켜보게 하면서 희롱하기도 하고, 황궁의 축제 때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설하를 웃음거리로 만듭니다. 황궁에 발을 들인 날부터 계속되는 멸시와 조롱에 설하의 삶은 무너져 가고 정신마저 피폐해져 가지만 유일한 그녀의 소망은 20세가 될 때 출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왕의 쌍둥이 형, 무온이 북방을 정벌하고 환궁하게 되고, 설하는 품기 싫지만 율족의 자손이 필요한 윤검은 형 무온에게 자기 대신 설하와 관계를 갖고 자손이 생기면 자기에게 받치라 명합니다. 무온에게 모욕을 주고 설하를 치워버리기 위한 제안이었지만 무온은 그 제안을 불평 없이 수락합니다. 그 후 무온과 설하는 함께 대화하며 가까워지는 시간을 갖게 되고 그는 위협적인 분위기와는 다르게 그녀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기도 하고 울음을 터트릴 땐 다독여 주며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줍니다. 무온의 따스함에 설하도 점점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그를 의지하게 되면서 자신과 자신의 식솔들의 목숨을 지켜달라 청하며 무온에게 자신을 주기로 합니다. 무온은 왕과의 약조대로 설하를 안게 되고 윤검은 저의 계략대로 그 과정을 지켜보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뜨겁게 사랑을 나누는 두 남녀의 모습을 보면서 설하에게 미칠듯한 욕정을 느낍니다. 그때부터 왕은 설하에게 집착하게 되고 그녀를 무온에게서 되찾으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가지지 못 할 바엔 무온과 설하를 죽이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를 미리 눈치챈 무온이 치밀한 계획을 세운 뒤 윤검을 처리하면서 황권을 찬탈하고 왕이 됩니다. 설하는 당당하게 황후의 자리에 오르게 되고 무온과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감상평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피폐한 느낌을 주는 소설입니다. 평생을 멸시와 조롱에 시달리며 괴롭게 살던 설하의 모습이 참 불쌍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유일하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무온에게 점차 의지하면서 그저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인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들이 반갑고 짠했습니다. 사실 설하는 치유의 능력이 있어서 얼굴의 흉터가 시간이 흐르면 옅어지면서 본래의 상처 없는 깨끗한 얼굴로 돌아오는데 천상의 미모에 왕이 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한 때가 되면 일부러 얼굴에 인두를 지지며 흉터를 유지하는 장면에서 제가 다 괴롭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무온 또한 전생에 하늘에서 가장 귀한 것을 훔친 죄로 인해 열 번의 해가 지날 때까지 매일같이 살생을 해야 하는 저주를 안고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매일같이 사냥을 하는 무온은 잡은 사냥감을 설하에게 바치는데 그때마다 무온의 피범벅이 된 모습과 죽은 동물 사체에 기겁을 하는 설하의 모습이 대조되면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무온은 무조건 다정하기만 한 성격은 아니고 수컷의 냄새가 팍팍 풍기는 야성과 마성의 매력을 보여줍니다. 설하와 무온은 서로의 저주로부터 구원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는 것이 뒷부분에 나오는데 참 흥미로웠습니다. 설하의 얼굴의 흉터가 무온에 의한 것이었다는 게 밝혀지는 대목에서 참으로 계략적인 직진남이 따로 없었습니다.
웹소설은 외설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장면과 더티 토크가 곁들여진 매운 장면도 있어서 읽는 내내 괜히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되지만 찾아보니 웹소설도 클린버전이 따로 있었습니다. 네. 저는 당연히 클린버전은 취급 안 합니다. 하하하하. 웹툰 또한 많이 정화되어 나왔습니다. 그래도 작품이 주는 분위기 자체가 주는 특유의 긴장감은 웹툰에서도 잘 느껴졌습니다.
「반쪽」 은 동양적 판타지를 가미하여 선녀를 모티브로 전개되는 스토리라 좀 더 친숙하게 다가 온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짧은 분량이라 잠깐 시간 내서 읽기 좋으니 바쁘신 분들도 부담 없이 접해보시길 바랍니다.